야고보서 2:18~20,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18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 하리라 19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 20 아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을 알고자 하느냐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야고보는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믿음’이라고 말하면서 헐벗고 일용할 양식이 없는 형제에게 ‘평안히 가라, 덥게 하라, 배부르게 하라’는 말이 얼마나 공허한 말이고 심지어 상처를 주는 말인지에 대해 설명하였습니다. 이와 관련해서 어제 경험했던 일을 말씀드리고 싶은데, 어제 만종 묵상을 자동차 안에서 했습니다. 그런데 묵상이 끝난 후에 자동차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이렇게 갑자기 배터리가 나갈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그러면서 속으로 한밤중에 시동이 걸리지 않아서 허둥지둥하는 저에게 어떤 사람이 웃으면서 ‘잘 가세요’라고 인사한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고 대신 어떤 분의 도움으로 배터리를 점프해서 집으로 잘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이 말씀의 의미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오늘도 계속해서 행함이 없는 믿음에 대해 말하고 있는데, 특히 이와같은 믿음은 ‘귀신들의 믿음’에 불과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먼저 18절을 보면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리라’고 말합니다. 사실 ‘믿음’과 ‘행함’은 서로 분리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래서 믿음만 있고 행함이 없거나 행함만 있고 믿음이 없을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믿음은 행함을 낳고 행함은 믿음으로부터 나온 열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믿음과 행함은 서로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나타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이렇게 믿음과 행함을 분리해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이 사람을 향해 ‘너는 믿음이 있고 나는 행함이 있으니 행함이 없는 네 믿음을 내게 보이라’고 말합니다. ‘보이라’(δεῖξόν)는 말은 ‘전시하다(exhibit), 가르치다(teach), 나타내다(demonstrate), 알게 하다’(make known)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믿음이 있지만 행함이 없는 사람에게 어떻게 그 믿음을 ‘전시하고, 나타낼 수’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말로는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아무런 행함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래서 믿음의 정체가 무엇인지를 보여줄 수 있는 행함이 없기 때문에 믿음을 보여줄 수도 없었습니다.
반면 야고보는 ‘나는 행함으로 내 믿음을 네게 보이겠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야고보가 말하는 ‘행함’은 ‘믿음’과 분리된 행함이 아닙니다. 또한 구원의 전제조건 혹은 수단으로 공덕을 쌓는 것과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오히려 야고보가 말하는 ‘행함’은 믿음의 결과 혹은 증거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자신있게 행함을 통해 믿음을 가르쳐 줄 수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19절을 보면 이와같은 사실을 좀 더 강력하게 표현하기 위해서 ‘네가 하나님은 한 분이신 줄을 믿느냐 잘하는도다 귀신들도 믿고 떠느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하나님이 한 분’이라는 말은 이스라엘 사람들이 신앙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쉐마 문구의 첫 구절과 관계가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신명기 6장 4절을 보면 ‘이스라엘아 들으라 우리 하나님 여호와는 오직 유일한 여호와이시니’라고 시작합니다. 이렇게 하나님께서 한 분이심을 믿는 것은 유대인들의 신앙에서 매우 중요하고 절대적인 고백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야고보는 이와같은 신앙고백도 고백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이같은 믿음은 심지어 귀신들도 ‘믿고 떠는 것’이기 때문인데, 여기서 ‘떤다’는 말은 ‘털이 곤두서다, 떨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극도의 공포심으로 머리 끝이 곤두서는 것처럼 영적인 불안과 공포에 사로잡히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왜 귀신들이 이렇게 떠는 것일까요? 왜냐하면 귀신들이 갖고 있는 믿음은 하나님의 존재에 대한 인식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귀신들은 하나님에 대한 인격적인 믿음과 앎을 통해 하나님과 사귐을 갖는 것이 아니라 단순히 ‘정보’를 알고 있을 뿐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전능하시며 정의로운 분이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귀신은 하나님에 대하여 공포와 두려움만 갖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좋은 예가 마가복음 1장 24절에 나오는데, 예수님께서 회당에서 더러운 귀신들린 자를 축출하려고 하셨을 때 귀신은 ‘나사렛 예수여 우리가 당신과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 우리를 멸하러 왔나이까 나는 당신이 누구인 줄 아노니 하나님의 거룩한 자니이다’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렇게 귀신들도 하나님과 예수님의 존재에 대한 ‘지식’은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야고보가 말하려는 것은 ‘귀신들의 믿음’의 정체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이 귀신들의 믿음의 차원에서 머물러서는 안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그래서 만약 우리들의 믿음이 ‘입술의 고백’으로만 머물러 있다면 귀신들이 하나님의 존재를 알고 두려워하는 모습과 전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귀신들의 믿음과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근본적으로 다른 점은 하나님에 대하여 참된 지식을 갖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귀신들이 하나님을 알지만 하나님에 대하여 두려움을 갖는 것과 달리 그리스도인의 믿음은 구원과 사랑의 하나님을 믿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나님에 대한 공포와 두려움이 아니라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는 것입니다. 결국 이와같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과 앎은 그리스도인의 삶을 풍성하게 하고 이웃과 성도를 향해 사랑의 열매를 맺도록 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야고보는 20절에서 다시 한번 ‘아아 허탄한 사람아 행함이 없는 믿음이 헛것인 줄을 알고자 하느냐’라고 질문합니다. 앞에 나오는 ‘허탄한’(κενέ)은 ‘공허한, 속이 빈, 어리석은’의 의미이고, 뒤에 나오는 ‘(믿음이) 헛것(ἀργή)’이라고 하는 것은 ‘무가치한(worthless)’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행함이 없이 믿음만을 자랑하는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 될 수 밖에 없고, 또한 ‘행함이 없는 믿음’은 ‘무가치하고, 무의미한 일’이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야고보는 왜 허탄하고 헛것이 되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21절 이하에서 구약 성경에 나오는 인물 중에서 아브라함과 라합을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 말씀을 통해 우리의 믿음이 귀신들의 믿음과 같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히려 우리의 믿음을 행함으로 증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행함으로 믿음을 보이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2. 귀신들의 믿음에 머물지 않게 하소서.
3. 어리석은 믿음, 무가치한 믿음의 굴레를 벗어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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