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5:7~9, 길이 참으라
7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 8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 9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주가 문 밖에 서 계시니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앞에서 야고보는 ‘부한 자들’에 대하여 경고를 하였는데, 그 이유는 부한 자들이 재물을 쌓아두기만 하면서 말세에도 재물을 쌓는 데만 열중하고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이들은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도 않았고, 사치와 방종의 삶을 살았습니다. 이와같은 경고가 끝난 후에 야고보는 7절부터는 ‘기다림’에 대하여 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7절에는 ‘그러므로 형제들아 주께서 강림하시기까지 길이 참으라’고 말하고, 8절에서도 ‘너희도 길이 참고 마음을 굳건하게 하라 주의 강림이 가까우니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9절을 보면 ‘보라 심판주가 문 밖에 서 계시니라’고 말합니다. 세 구절의 공통점은 ‘주의 강림이 가까웠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을 굳게 하고, 길이 참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문 밖에서 기다리고 계신다니 얼마나 가까이 다가왔는지 모릅니다. 그러니 그때까지 조금만 더 참으라고 권면합니다.
그런데 만약 이 말씀의 의미를 임박한 종말의 때를 가르쳐주는 말씀으로 생각하면 마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임박한 종말이 아니라 종말론적 삶에 대한 교훈입니다. 왜냐하면 성경은 시종일관 종말의 때와 시기는 ’아버지께서 자기의 권한에 두셨으니 너희가 알 바 아니’(행 1:7)라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오히려 종말론적 삶, 즉 어느 시대를 살든지 종말을 앞두고 살아가는 사람처럼 살라는 말씀입니다.
먼저 7절 하반절을 보면, ‘보라 농부가 땅에서 나는 귀한 열매를 바라고 길이 참아 이른 비와 늦은 비를 기다리나니’라고 말합니다. ‘바란다’는 말은 ‘기대하면서 기다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길이 참는다’는 말은 ‘long, distance’를 뜻하는 ‘μακρός’와 ‘angry tempers, fierce, indignation’을 뜻하는 ‘θυμός’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분노와 성냄을 멀리하는 것(patiently waited)를 의미합니다. 이 말은 생각해 보면 당연한 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농부는 씨를 뿌리면서 비가 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거나 햇볕이 좋지 않다고 신경질을 부리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그럴수록 비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좋은 햇볕이 들기를 소망합니다. 또한 농부는 열매가 맺기를 바라지만 씨를 뿌리자마자 당장 열매가 맺히기를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열매가 맺힐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의 강림이 가까웠으니 길이 참으라는 말은 내일 당장 주의 강림이 일어난다는 의미가 아니라, 오늘 씨를 뿌리면서 내일 당장 열매가 맺히기를 기대하는 농부도 없고, 동시에 씨를 뿌리면서 열매를 기대하지 않는 농부도 없는 것처럼 종말론적인 삶을 사는 사람은 주님의 강림이 내일 당장에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불평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또한 그렇다고 주님의 강림과 전혀 무관하게 사는 사람도 아닙니다. 오히려 주님의 강림이 우리의 삶에 늘 가까이에 있다고 생각하면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사람, 주님의 강림을 늘 가까이에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마음 속에서 끊임없이 일어나는 분노와 성냄을 멀리 떨어뜨려 놓을 수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9절을 보면 ‘형제들아 서로 원망하지 말라 그리하여야 심판을 면하리라 보라 심판주가 문 밖에 서 계시니라’고 말합니다. ‘원망(στενάζετε)하지 말라’는 말은 공동번역에서는 ‘서로 남을 탓하지 마십시오’라고 번역하였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단어는 ‘신음하며 탄식한다’는 의미가 있어서 단순히 다른 사람을 원망하거나 남 탓을 하는 정도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향해 원한에 찬 저주를 하는 것입니다.
사실 인간의 죄와 타락의 역사는 한마디로 책임 전가의 역사입니다. 창세기 2장 24, 25절을 보면,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고 말씀합니다. 하나님은 인간을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 서로를 부끄러워하지 않는 존재로 창조하셨습니다. 하지만 인간의 죄와 타락으로 인해 남편은 아내에게, 아내는 하나님께 책임을 전가하였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믿는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책임을 전가하고 다른 사람을 원망하는 세상에서 스스로 십자가의 죽음과 용서를 택하셨습니다. 그래서 죄로 인해 갈라진 분열과 갈등과 원망을 단번에 해결하셨습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농부가 씨를 뿌리면서 열매가 맺힐 때까지 수고와 땀을 흘리면서 기다리는 것처럼, 우리도 주님의 날을 생각하면서 분노와 미움의 감정을 멀리 날려 보낼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종말에 비추어서 가장 소중하고 가치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분별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또한 예수님께서는 책임전가와 책임 회피의 세상에서 책임적 존재로 오셨고 십자가의 책임을 마다하지 않으셨던 것처럼 우리도 이 세상에서 책임적 존재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주님 강림하실 때까지 끝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2. 열매가 맺힐 때까지 기다리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3. 서로 원망하지 않고 책임을 다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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