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4:13~17,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같은 인생
13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 14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 15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 16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 17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오늘 낮에 지미 카터 대통령의 장례식이 생중계 되는 장면을 잠시 보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일 저녁에 우리 교우 중에서 하나님의 부름을 받으시고 오는 목요일에 장례를 앞두고 있습니다. 임종의 과정과 장례를 준비할 때마다 동일하게 드는 생각은 인간의 삶이 허무하고 헛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웅다웅 발버둥치며 사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오늘 본문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13절을 보면 ‘들으라 너희 중에 말하기를 오늘이나 내일이나 우리가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아’라고 말합니다. ‘어떤 도시에 가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본다’는 것은 당시 유대인 중개업자나 상인들의 생각과 어투를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미래를 계획하면서 준비하는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계획을 세웁니다. 공부할 계획, 비즈니스 계획, 집을 살 계획, 차를 살 계획 등등. 오히려 이런 계획을 세우지 않는 것이 더 무책임한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야고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것을 문제삼으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계획을 세우는 이유가 오직 ‘이익(만)을 보리라’고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것만 추구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들을 향해 14절을 보면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는 말은 잠언 27장 1절, ‘너는 내일 일을 자랑하지 말라 하루 동안에 무슨 일이 일어날는지 네가 알 수 없음이니라’는 말씀과 관계가 있는데, 조금 전에 설명한 것처럼 인간의 삶의 의미와 목적에 대해서는 관심을 갖지 않으면서 오직 ‘경제적인 이익에만’ 함몰되어 있기 때문에 ‘내일 일을 알지 못한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라고 말하는데, ‘생명’(ζωὴ)은 신체적인 존재로서의 생명과 영적인 존재로서의 생명을 모두 포함하는(life, both of physical (present) and of spiritual (particularly future) existence) 것입니다. 그런데 ‘생명이 무엇이냐’는 질문에서 ‘무엇’(ποία)은 ‘사물이나 사람의 성격, 품질,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할 때 사용하는 의문 대명사입니다. 그러니까 이 질문은 ‘인간의 생명의 특징, 정체성이 무엇이냐?’는 의미로 인간의 생명이 지니고 있는 ‘물리적인 한계성’과 동시에 ‘영적인 생명의 초월성’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지를 묻고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라고 말합니다. ‘안개’(ἀτμὶς)는 일반적으로 ‘breath, steam, vapor’를 뜻하는 단어인데, 여기서는 ‘물리적인 한계성’을 지닌 인간 생명의 무가치성과 유한성을 상징하는 표현입니다. 다시 말해서 아무리 짙게 깔린 안개도 태양이 떠오르면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인간의 생명이 덧없고 유한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자칫 ‘인생’을 이렇만 생각하면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에 빠져서 무기력한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명’에는 물리적인 한계성이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 ‘영적인 생명의 초월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15절을 보면 ‘너희가 도리어 말하기를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 할 것이거늘’이라고 말합니다. ‘도리어’라는 말은 ‘대신’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이처럼 인생이 허무한 안개와 같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허무주의와 염세주의에 빠지는 대신 어떻게 말해야 하냐면 ‘주의 뜻이면 우리가 살기도 하고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고 말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실 사도들과 초대 교회 성도들은 ‘만약 주의 뜻이면’(Ἐὰν ὁ Κύριος θελήσῃ)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왜냐하면 만물을 다스리고 통치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여 살아야 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삶의 태도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것이나 저것을 하리라’(ζήσομεν καὶ ποιήσομεν τοῦτο ἢ ἐκεῖνο)는 말은 가정법이 아니라 미래형으로 하나님의 뜻과 계획이 그리스도인의 행동과 삶을 지배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16절을 보면 ‘이제도 너희가 허탄한 자랑을 하니 그러한 자랑은 다 악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허탄한 자랑’(καυχᾶσθε ἐν ταῖς ἀλαζονείαις)에서 ‘허탄한’(ἀλαζονείαις)은 지나치게 자기 자신을 신뢰하거나 과대평가하는 ‘오만함과 거만함’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우쭐대면서 자랑’(표준새번역)하거나 ‘허영에 들떠서 장담’(공동번역)을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세상적인 확신과 자랑은 결국 ‘악’한 것이라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생명의 참된 의미와 가치를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야고보는 결론적으로 17절, ‘그러므로 사람이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면 죄니라’고 말합니다. 인생이 유한하고 허무하다는 사실을 알고, 그렇기 때문에 욕망과 욕심에 이끌리지 말고 오히려 하나님의 뜻을 좇아 순종하며 살아야 하고, 그렇게 사는 것이 선한 일입니다. 그런데 무엇이 선한 것임을 알면서도 그렇게 살지 않는다면 그것은 ‘죄’라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인간의 생명은 유한합니다. 그래서 욕망과 욕심에 이끌려 살아가는 것은 결국 인생을 허비하는 일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말이 우리가 인생을 체념을 하면서 아무렇게나 살아도 된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의 삶을 약속해 주셨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삶의 의미와 목적을 찾게 하소서.
2. 안개와 같은 인생을 낭비하지 않게 하소서.
3. 주의 뜻대로 살고, 주의 뜻대로 행하게 하소서.
4. 선을 행하면서 살아가게 하소서.
https://blog.naver.com/hyunchoul69/223718608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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