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2:21~26, 행함으로 온전케 되는 믿음

 

21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22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 23 이에 성경에 이른 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나니 24 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 25 또 이와 같이 기생 라합이 사자들을 접대하여 다른 길로 나가게 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 26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앞에서 야고보는 귀신들의 믿음과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하였습니다. 귀신들도 하나님이 한 분이신 줄을 알고 있지만 온전한 믿음이 아니기 때문에 두려움을 일으킬 뿐이라고 말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인의 참된 믿음은 구원과 사랑의 하나님을 알고 믿는 것이고, 긍휼과 자비의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살아 있는 믿음입니다. 그리고 이런 점에서 귀신의 믿음처럼 허탄하고 헛된 믿음과는 전혀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여기에 대한 구체적인 예를 아브라함과 라합의 이야기를 통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21절을 보면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그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칠 때’라는 것은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이 이삭을 모리아산에서 번제로 드리려고 했던 사건을 나타냅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실제로 이삭을 바치지는 않았지만 야고보서에는 ‘바칠 때’라는 부정과거형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아마도 하나님께서 만류하지 않으셨다면 아브라함이 이삭을 번제로 드리는 것을 실행하였을 것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쨌든 창세기 22장 12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내가 이제야 네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줄을 아노라’고 말씀하셨는데 야고보는 아브라함이 모리아 산에서 행했던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았다고 말합니다.

 

또한 23절을 보면 ‘이에 성경에 이른 바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고 그는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나니’라고 말합니다. 앞부분은 창세기 15장 6절을 인용한 것이고 뒷 부분은 이사야 41장 8절에 나오는 ‘나의 벗 아브라함의 자손’, 그리고 역대하 20장 7절에서 ‘주께서 사랑하시는 아브라함’이라는 구절을 인용한 것입니다.

 

그런데 야고보의 가르침과는 정반대의 이야기가 로마서 4장에 나오는데, 사도 바울은 로마서 4장 2절에서 아브라함이 ‘행위로써 의롭다 하심을 받았으면 자랑할 것이 있으려니와 하나님 앞에서는 없느니라’고 말하면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매 그것이 그에게 의로 여겨진 바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사실 이 구절도 창세기 15장 6절에서 ‘아브람이 여호와를 믿으니 여호와께서 이를 그의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을 인용한 것입니다. 똑같은 본문을 인용하고 있지만 사도 바울과 야고보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특히 창세기 15장에서 창세기 22장까지는 적어도 30여년 정도의 시간차가 있는데, 창세기 15장에서 이미 ‘믿음으로 의롭게 된 아브라함’이 30년 후에 모리아 산 사건에서 ‘의롭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창세기 15장에서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다’는 것이 불완전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바울과 야고보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한 사람의 말이 옳다면 다른 사람의 말이 틀린 말처럼 생각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두 사람의 차이는 강조점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생겨난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먼저 사도 바울의 경우에는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통해 창세기 15장과 창세기 17장에 나오는 ‘할례’의 언약을 비교하기 위함이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바울은 아브라함이 할례를 받은 사건보다 믿음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사건이 앞선다고 말하면서 아브라함이 무할례시에 믿음으로 의롭게 되었다고 말하였습니다. 이것은 할례가 구원의 조건이 될 수 없다는 것, 즉 아브라함이 구원을 받게 된 것이 할례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말하려고 했던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야고보는 똑같이 아브라함을 예로 들고 있지만 중요한 것은 22절에서 ‘네가 보거니와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되었느니라’는 말처럼 ‘행함’이 구원의 전제조건이 아니라 ‘믿음과 행함의 일치’를 강조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말로만 믿는다고 말하지 않고 아브라함이 모리아산 사건에서 믿음의 행동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믿음과 행함의 일체성’을 강조하기 위해 ‘믿음과 행함이 함께 일하고, 행함으로 믿음이 온전하게 된다’고 말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23절에서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믿으니 이것을 의로 여기셨다는 말씀이 이루어졌다’는 말은 창세기 15장에서 이미 믿음으로 의롭게 되지 못했다가 창세기 22장에서 완성되었다는 의미가 아니라 이미 창세기 15장에서 완성된 믿음의 의가 창세기 22장에서 비로소 확인되었다는 의미입니다. 또한 야고보가 ‘하나님의 벗이라 칭함을 받았다’는 말을 덧붙이는데, 이것은 믿음과 행함의 관계가 하나인 것처럼 하나님과 아브라함도 친밀한 교제를 이룬다는 상징적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와같은 맥락에서 24절을 보면 ‘이로 보건대 사람이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고 믿음으로만은 아니니라’고 말합니다. ‘믿음으로만은 아니다’는 말은 ‘믿음의 절대성’을 부인하는 것이 아니라 ‘믿는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믿는다고 말만 하는 것은’ 참된 믿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런 믿음으로는 온전케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믿음의 고백이 행함을 통해 나타나게 될 때 그 믿음이 온전하다고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또한 25절을 보면 ‘기생 라합’의 이야기를 말하는데, 그녀가 ‘사자들을 접대하여 다른 길로 나가게 할 때에 행함으로 의롭다 하심을 받은 것이 아니냐’라고 말합니다. 여호수아 2장을 보면 라합은 기생이었고 이방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여호수아 2장 11절에서 ‘너희의 하나님 여호와는 위로는 하늘에서도 아래로는 땅에서도 하나님이시니라’고 고백하였습니다. 그런데 라합은 고백만 한 것이 아니라 목숨을 걸고 정탐꾼들을 도왔습니다. 이와같은 믿음의 행동으로 인해 여리고 성이 무너질 때 그의 가족과 형제, 친척들이 목숨을 구할 수 있었습니다. 여기서도 야고보는 라합이 믿음의 고백과 함께 믿음의 행동을 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야고보는 26절에서 ‘영혼 없는 몸이 죽은 것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이니라’고 말합니다. 창세기 2장 7절을 보면 ‘여호와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었다고 말하는데, 하나님의 생기가 없는 인간은 아직 온전한 인간이 되지 못한 것처럼 ‘믿음’도 ‘행함이 없으면’ 마치 생기가 없는 것과 같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의 믿음에 생기를 불어 넣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오늘 말씀처럼 믿음에 합당한 삶을 살아야 합니다. 믿는대로 행동하고, 믿는대로 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브라함처럼 믿음의 실천을 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살아있는 신앙인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믿음으로 행하게 하소서.

2. 행함으로 온전한 믿음을 증거하게 하소서.

3. 아브라함처럼 하나님의 벗으로 살아가게 하소서.

4. 라합처럼 주님의 구원에 참여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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