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5:10~12, 오래 참음과 맹세에 관하여
10 형제들아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을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으로 삼으라 11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이시니라 12 내 형제들아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 맹세하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 하여 정죄 받음을 면하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앞서 야고보는 8절에서 ‘주의 강림이 가까이 왔으니’ 농부가 씨를 뿌리면서 열매가 맺힐 때까지 수고와 땀을 흘리면서 기다리는 것처럼 ‘길이 참으라’(7절)고 말하였습니다. 오늘 본문에는 어떻게 하는 것이 오래 참음과 인내의 삶인지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10절을 보면 ‘형제들아 주의 이름으로 말한 선지자들을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으로 삼으라’고 말합니다. 선지자들이 ‘주의 이름’으로 말했다는 것은 하나님의 권위를 가지고 예언을 했다는 의미인데, ‘오래 참음’이라는 단어는 7절에 나오는 ‘길이 참는다’와 같은 단어로 ‘분노를 멀리 떨어뜨려 놓는다’는 의미입니다. 만약 사람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잘 듣고 있었다면 굳이 선지자들을 통해 말씀을 전하게 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거역하는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말씀을 전해야 했기 때문에 선지자들은 ‘고난과 오래 참음’을 견뎌야만 했던 것입니다.
사실 선지자들의 고난과 오래 참음에 대해 말하고 있지만 인간의 죄와 악에 대하여 누구보다도 오래 참으시는 분은 하나님 자신입니다. 만약 하나님께서 오래 참지 않는다면 이 세상에서 하나님의 심판을 견딜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결국 우리가 이렇게 숨 쉬면서 살 수 있는 까닭은 하나님께서 오래 참고 기다리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시기까지 아브라함 때부터 2천년을 기다리셨고, 예수님이 오시고 난 후 또 다른 2천년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이렇게 하나님은 오래 참으시는 분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참으심처럼 하나님께서 보내신 선지자들도 오래 참아야만 했고, 수많은 선지자들을 보내셨다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기회를 인간에게 주셨다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선지자들을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으로 삼으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또한 11절을 보면 ‘보라 인내하는 자를 우리가 복되다 하나니 너희가 욥의 인내를 들었고 주께서 주신 결말을 보았거니와 주는 가장 자비하시고 긍휼히 여기시는 이시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는 ‘인내’가 두 번 나오는데, 지금까지 사용했던 ‘오래 참는다’는 단어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의미의 참는 것을 나타내는데 반해, 여기에 나오는 ‘인내’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의미의 ‘기다림’을 의미합니다.
그러면서 예로 드는 사람이 욥인데, 욥은 단순히 고난을 묵묵히 참고 견딘 사람이 아닙니다. 오히려 말이 많았던 사람이었습니다. 욥은 고난에 대한 이유를 찾기 위해 몸부림을 치면서 친구들과 논쟁하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도 끊임없이 질문했습니다. 욥은 전통적이고 관습적인 의미에서 보면 인내하고 참는 사람이 아닌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자신이 직면하고 있는 신앙적인 질문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투쟁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오래 참고, 인내하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로마서 5장 3, 4절을 보면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인내’는 11절에 나오는 인내와 같은 단어입니다. 그래서 환난 중에도 즐거워한다는 것은 인내가 ‘즐거운, 희망찬 인내, 참을성 있는 인내’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환난을 당했을 때 그냥 참고 견디는 인내가 아니라 환난의 의미를 물어보면서 환난을 주신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해 영적인 투쟁을 하는 ‘인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인내’의 삶을 살다보면 ‘연단’이 되는데, ‘연단’은 ‘입증된, 인정된 인격’(character)을 의미합니다. 다시 말해서 연단된 인격은 평범한 인격이 아니라 시험에 합격되어 통과된 인격이라는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욥은 ‘연단된 인격’의 소유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욥은 고난에 맞서서 인내하였고, 그러면서 결국 그의 인격이 연단의 과정을 거쳐 하나님께 인정받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12절을 보면 ‘내 형제들아 무엇보다도 맹세하지 말지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 맹세하지 말고 오직 너희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 하여 정죄 받음을 면하라’고 말합니다. 여기에는 ‘맹세’에 관한 교훈을 하고 있는데, 마태복음 5장 34~37절을 보면 예수님께서도 맹세에 대한 말씀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그런데 이와같은 맹세에 대한 교훈은 맹세 자체에 대한 금지 명령이라기보다는 무가치하게 맹세함으로 이웃을 속이고 하나님의 이름을 범하는 결과를 초래하지 말라는 의미입니다. 특히 ‘하늘로나 땅으로나 아무 다른 것으로도’라는 말은 당시 바리새인들의 모습을 반영한 것인데, 이들은 신성모독이 아니라는 이유로 가벼운 맹세를 남발했습니다. 그리고 맹세의 대상에 따라 등급을 정하여 어떤 것은 무겁게 어떤 것은 가볍게 여기기도 하였습니다. 그래서 야고보는 하나님을 온전히 신뢰하지 못하고 조급함으로 인해 ‘맹세’를 남발하는 것에 대하여 이와같은 맹세를 하지 말라고 강하게 가르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맹세를 하기보다는 오히려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렇다 하고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라고 합니다. 이것은 맹세에 대한 적극적인 태도를 의미하는데, 그리스도인들은 일상적인 삶에서 긍정과 부정을 분명히 밝힘으로 거짓 맹세를 이용한 모든 외식을 피하라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야고보는 일상 생활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거짓되이 일컫는 참람된 죄악뿐만 아니라 단순한 언어 생활에서도 무분별하고 주저없이 서약하는 모순과 위선을 피하라고 권면하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성도의 삶은 인내의 연속입니다. 왜냐하면 인간의 불의와 악함으로 인해 모순된 삶의 현실이 거듭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하나님의 뜻을 찾기 위한 인내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참과 진실을 숨김없이 고백하지 못하고 다른 것에 비추어 맹세를 하기 보다는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때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고난과 오래 참음의 본을 보여주신 신앙의 선배들을 본받게 하소서.
2. 끝까지 하나님의 뜻을 찾고자 했던 욥의 인내를 배우게 하소서.
3. 진실을 정직하게 고백할 수 있는 용기를 허락하여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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