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5:1~6, 들으라 부한 자들아

 

1 들으라 부한 자들아 너희에게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울고 통곡하라 2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3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 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 4 보라 너희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 지르며 그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 5 너희가 땅에서 사치하고 방종하여 살륙의 날에 너희 마음을 살찌게 하였도다 6 너희는 의인을 정죄하고 죽였으나 그는 너희에게 대항하지 아니하였느니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오늘 묵상의 제목은 ‘들으라 부한 자들아’입니다. 여기서 ‘부한 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이들은 앞서 살펴본 4장 13절에서 ‘어떤 도시에 가서 거기서 일 년을 머물며 장사하여 이익을 보리라 하는 자들’과 내용적으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부한 자들’(πλούσιοι)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들이라기 보다는 하나님의 뜻과 계획은 안중에도 없으면서 오직 자기의 이익만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와 같은(4:14) 삶을 살면서도 ‘허탄한 자랑’(4:16)을 하고 있었고 ‘선을 행할 줄 알고도 행하지 아니하는’(4:17) 악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본문에는 이런 사람들의 구체적인 죄와 허물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습니다.

 

먼저 1절을 보면 ‘너희에게 임할 고생으로 말미암아 울고 통곡하라’고 말합니다. ‘임할’(ἐπερχομέναις)이라는 단어는 문법적으로 현재 중간태 분사형으로 미래에 있을 고난이 현재로 다가오는 상황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부한 자들은 평안하게 살았기 때문에 앞으로도 평안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다가오고 있는 현실은 ‘고생’(ταλαιπωρίαις)인데, ‘hardship, misery, distress’를 뜻합니다. 그래서 이들은 ‘울’(κλαύσατε)게 된다고 말하는데, 여기서 운다는 말은 우는 소리가 귀에 들릴 정도로 크게 우는 것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는 ‘통곡하라’(ὀλολύζοντες)고 말하는데 이것은 ‘큰 소리로 울부짖으면서(lament loudly, cry aloud) 후회하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그래서 불의한 부자들에게 하나님의 심판이 임하여서 통곡하며 울게 되지만 동시에 이들이 회개하게 될 것을 암시하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의 죄와 잘못은 무엇이었을까요? 자신들이 어떤 죄와 잘못을 저질렀는지를 정확히 알아야 회개를 할 수 있는데, 2절과 3절을 보면 첫 번째로 ‘너희 재물은 썩었고 너희 옷은 좀먹었으며 너희 금과 은은 녹이 슬었으니 이 녹이 너희에게 증거가 되며 불 같이 너희 살을 먹으리라 너희가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재물이 썩고, 옷이 좀먹었다는 말은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는 상태이고, 녹슬지 않는 금과 은도 녹슬었다는 것도 은과 금과 같은 재물을 모아서 쌓아두기는 했지만 ‘선한 일’을 위해 사용하지 않고 그저 축적하기만 했다는 의미입니다.

 

특히 ‘말세에 재물을 쌓았도다’라고 말하는데, ‘말세’(ἐσχάταις ἡμέραις)는 말 그대로 ‘마지막 날’로 하나님의 궁극적 심판이 임하는 때입니다. 이 때는 무엇보다도 하나님의 뜻과 영적인 일에 관심을 쏟아야 하는 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한 자들은 ‘재물을 쌓’는 데만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부한 자들이 시대를 분별하지 못하고 ‘재물을 축적’하는데만 인생을 허비하는 어리석음을 경고하는 것입니다.

 

또 4절을 보면 ‘보라 너희 밭에서 추수한 품꾼에게 주지 아니한 삯이 소리 지르며 그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가 만군의 주의 귀에 들렸느니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주지 아니한’(ἀφυστερημένος)이라는 말은 ‘from or away’를 뜻하는  ἀπό와 ‘속이다, 기만하다, 빼앗다’를 뜻하는 στερέω (to deprive or to rob)의 합성어입니다. 그래서 그냥 품삯을 주지 않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핑계로 속여서 품꾼들에게 정당한 댓가를 주지 않는 것입니다. 특히 품꾼의 삯은 당일에 지불하도록 되어 있었지만 이와같은 규정을 지키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는 일이 흔했습니다. 그래서 ‘추수한 자의 우는 소리’는 억울하게 착취를 당한 품꾼들의 탄식이 공의로우신 하나님께까지 들리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부자들이 부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약자를 괴롭히고 수탈하여 부를 축적하는 것은 진정한 부유함이 아니라고 경고하는 것입니다.

 

또한 5절을 보면 ‘너희가 땅에서 사치하고 방종하여 살륙의 날에 너희 마음을 살찌게 하였도다’라고 말하는데, ‘사치한다’(Ἐτρυφήσατε)는 말은 이기주의와 정욕을 위해 방탕한 생활을 하는 것이고, ‘방종한다’(ἐσπαταλήσατε)는 것은 특별히 도덕적인 방탕을 나타냅니다. 그리고 ‘마음을 살찌게 하였다’는 말은 ‘마음은 욕심으로 가득 채웠다’(공동번역)는 의미입니다. 결국 부유한 자들은 자신들의 부를 가난한 이웃과 나누지 않고 오히려 사치와 쾌락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였기 때문에 욕심은 부유해졌지만 실제로는 빈곤한 사람들이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6절을 보면, ‘너희는 의인을 정죄하고 죽였으나 그는 너희에게 대항하지 아니하였느니라’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야고보는 ‘부한 자들’에 대하여 경고하면서 부한 자들은 돈을 벌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었고, 옳고 그름도 문제가 되지 않는 사람들이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들에 의해 가난한 사람들은 억압을 받을 수 밖에 없었는데, 당시 대부분의 가난한 자는 바로 그리스도인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여기서 ‘의인’이라고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너희에게 대항하지 아니하였느니라’고 말합니다. 불의한 자들이 악하게 그리스도인들을 정죄하고 죽이려고 하였지만 그리스도인들은 악을 악으로 갚지 않고 오히려 수난과 고난을 기꺼이 감수하였다는 것입니다.

 

현대의 많은 사람들, 심지어 그리스도인들조차도 ‘부한 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의 뜻을 좇지 않고 맘몬니즘과 물질주의에 빠져서 사는 것은 부함의 길이 아니라 멸망과 패망의 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도 심령이 가난한 자가 복이 있다고 말씀하신것처럼 물질을 추구하는 물질주의자가 아니라 하나님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야 하고, 물질을 지혜롭게 다스리고 관리하는 청지기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만약 혹시라도 자신이 물질주의자의 삶을 살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서 빨리 ‘통곡’하면서 돌이켜서 참된 생명을 지키며 살아야 하는 것입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물질과 재물을 축적하는 사람이 아니라 선하게 사용하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2. 정당한 삯을 지불하게 하소서.

3. 사치하고 방종하지 않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