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서 5:17~20, 기도로 기도하게 하소서

 

17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그가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18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주고 땅이 열매를 맺었느니라 19 내 형제들아 너희 중에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를 누가 돌아서게 하면 20 너희가 알 것은 죄인을 미혹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자가 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이며 허다한 죄를 덮을 것임이라

 

【말씀 묵상을 돕는 글】

 

오늘은 야고보서 마지막 묵상입니다. 앞서 야고보는 주님께서 강림하실 때가 가까웠으니 그때까지 인내하면서 기도하라고 권면하였습니다. 특별히 병든 자를 위한 기도를 ‘서로’ 해야 하는데, 16절에서 ‘의인의 간구는 역사하는 힘이 크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러면서 오늘 본문 17, 18절에서는 ‘엘리야’를 예로 들어서 ‘엘리야는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로되 그가 비가 오지 않기를 간절히 기도한즉 삼 년 육 개월 동안 땅에 비가 오지 아니하고  다시 기도하니 하늘이 비를 주고 땅이 열매를 맺었느니라’고 말합니다.

 

이 사건에 관해서는 열왕기상 17장과 18장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는데, 특히 17장 1절을 보면 ‘길르앗에 우거하는 자 중에 디셉 사람 엘리야가 아합에게 말하되 내가 섬기는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서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내 말이 없으면 수 년 동안 비도 이슬도 있지 아니하리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때부터 가뭄이 시작되었는데, 18장을 보면 엘리야가 바알과 아세라 선지자들과 맞서서 제단을 쌓고 하나님께 기도를 드리는 장면이 나오고 마침내 비가 내리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엘리야가 행했던 수많은 사건들 중에서 이렇게 자연의 현상을 움직이는 사건은 매우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고보는 엘리야가 ‘우리와 성정이 같은 사람’이라고 말합니다. ‘성정이 같다’(ὁμοιοπαθὴς)는 말은 ‘ὁμοῖος’와 ‘πάθος’의 합성어입니다. ‘ὁμοῖος’는 ‘like, similar’(비슷하다, 닮다)는 뜻이고 ‘πάθος’는 ‘suffering, passion’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엘리야는 다른 사람들처럼 고통과 괴로움을 느끼는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사실 사도행전 14장 15절을 보면 바울과 바나바가 루스드라에서 나면서 걷지 못하고 걸어 본 적도 없는 사람을 일어나 걷게 하자 사람들이 바나바를 제우스, 바울은 헤르메스라고 생각해서 제사를 드리려고 했을 때 ‘여러분이여 어찌하여 이러한 일을 하느냐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함이라’고 말하였습니다. 이때도 ‘성정이 같다’는 단어를 사용하였습니다. 아이러니 한 것은 엘리야와 사도 바울처럼 위대한 능력과 기적을 행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 ‘성정이 같은 사람’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이단과 사이비 교주들은 실제로는 아무런 능력과 은사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특별한 존재로 추앙받으려고 시도한다는 사실입니다.

 

어쨌든 야고보가 여기서 ‘엘리야’의 예를 들어서 말하려는 것은 엘리야같은 사람도 근본적인 면에서는 우리와 다름이 없는 동일한 인간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엘리야가 기도의 응답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의인의 간구’를 드렸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곤란한 문제가 있는데, 야고보는 엘리야의 기도로 말미암아 3년 6개월 동안 비가 오지 않았다고 말하였습니다. 그런데 열왕기상 18장 1절을 보면 ‘많은 날이 지나고 제삼년에 여호와의 말씀이 엘리야에게 임하여 이르시되 너는 가서 아합에게 보이라 내가 비를 지면에 내리리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3년 6개월이 아니라 3년이라는 차이가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3년 6개월은 가뭄이 있었던 기간이 아니라 열왕기상 17장에 기록된 사건들의 전체 시간을 언급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엘리야가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17절)했고, ‘다시 기도’(18절)했더니 그 기도가 응답되었다는 사실입니다. ‘간절히 기도’(προσευχῇ προσηύξατο)했다는 말은 전형적인 히브리식 표현법으로 ‘기도로 기도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면 ‘사랑으로 사랑한다’, ‘노래로 노래한다’라는 말처럼 강조하는 의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또다른 ‘기도’가 생각나고, 점점 기도가 확장된다는 점에서 볼 때 ‘기도로 기도한다’는 말은 기도에 대한 중요한 교훈과 가르침을 주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19절과 20절이 야고보서의 전체 결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우리가 끝까지 인내하고 열심히 기도하면서 신앙 생활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은혜로 우리가 구원받은 것처럼 실족한 사람들이 다시 신앙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내 형제들아 너희 중에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를 누가 돌아서게 하면 너희가 알 것은 죄인을 미혹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자가 그의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할 것이며 허다한 죄를 덮을 것임이라’고 말합니다.

 

여기서 ‘미혹되어’(πλανηθῇ)라는 말은 ‘헤매다’(πλάνη)는 단어에서 유래한 것인데 초대 교회 성도들이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하였지만, 나중에 유대교로 되돌아가거나 이방의 신비 종교에 빠지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사실 현대에도 이렇게 길을 잃고 방황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고, 특별히 코로나 팬데믹 이후에 신앙적 혼돈에 빠진 사람들이 더 많이 생겼습니다. 이런 사람들을 미혹된 길에서 돌아서게 하는 사람은 ‘영혼을 사망에서 구원’하고 ‘많은 죄를 덮’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우리가 건강하고 온전한 신앙 생활을 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도 그와같은 신앙 생활이 필요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를 통해 미혹된 사람들이 다시 회복될 수 있다고 말씀하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죄를 그리스도의 은혜로 덮어주신 것처럼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들이 다시 돌아서서 구원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진실한 마음으로 기도하는 성도들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함께 드리는 기도】

 

1. 우리 자신이 연약한 인간임을 잊지 않으면서 기도하게 하소서.

2. 기도로 기도하게 하소서.

3. 미혹되어 진리를 떠난 자들이 돌아서게 하소서.